언론보도

[서울경제](1) 청춘! 몸은 안 아프다?


 

지난해 국립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여 된 책은 ‘아프니까 청춘이다’ 라고 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아픔은 몸의 통증이 아닌 마음, 정신세계의 고통이다.

그러나 몸이 아픈 청춘 또한 늘고 있다. 젊은이들은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나이가 들수록 걱정이나 스트레스가 쌓이기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으면, 강하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다.

그러나 불행히도 젊을 때부터 몸의 통증으로 괴로워하고 있다. 장시간 앉아서 공부나 일에 집중하고 먼 거리의 학교나 직장에 다니면서목, 어깨, 허리 등이 아픈 청춘들이 많아졌다.
얼굴은 젊지만 뼈나 근육 나이가 이미 노인인 경우가 늘고 있다. 나이 든 사람에게 "당신 무릎은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허리는 퇴행성 디스크입니다"라고 진단하면 받아들인다. 

그러나 젊은 사람에게 본인 나이보다 열살, 스무 살 이상을 더해 말하면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젊은 환자에게 ‘퇴행성 또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기가 미안하고 쑥스럽고 눈치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환자가 크게 늘었다. 젊은 사람들에게 퇴행성 변화가 많이 나타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반복되는 기계적인 자극과 잘못된 자세로 인해 외부에서 비정상적인 힘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 이하의 환자들이 40대 이상보다 심각한 통증질환을 앓고 있고 통증으로 인한 우울감, 불안감 등 부정적인 경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경제 활동이 활발한 40대 이하의 젊은이들이 노인들보다 통증에 민감하게 반응해 휴직, 실직과 같은 가정경제 붕괴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처럼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이 통증으로 인해 사회, 경제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통증은 그 자체의 일차적인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물리적인 고통은 수면 장애, 우울감, 집중력 및 기억력 감소, 불안감 등으로 이어진다. 잠자고 아침에 일어 나도 몸이 천근만근 무겁거나 오후만 되면 집중이 안 되고 머리가 맑지 않거나 두통 에심한 피로감까지 이 모두가 만성통증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다.

통증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이다.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않으면 오히려 질환을 악화시키고 만성피로 등 2차적인 문제를 초래한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젊을수록 본인의 젊음만 믿고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방치하다가 심각한 상태가 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모든 병이 그렇듯 통증도 조기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몸이 보내는 경고인 통증을 무시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가 건강한 몸으로 활기찬 새해를 보내자.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