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17) IT세대 통증 ‘스마트폰 증후군’
손 저리고 어깨가 뻐근
자연치유‘힐링 타임’ 갖고
손목 스트레칭 자주해줘야
‘힐링.’ 요즘 자주 듣는 단어다. 심리적 힐링을 통해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지만 마음만큼 몸도 힐링이 중요하다. 우리 몸은 자연치유 능력이 있다. 병이 들거나 상처를 입어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났다. 다만 현대인들은 일상에 묻혀 자연치유를 위한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 몸 가운데 가장 바쁜 곳 중 하나는 손과 손목이다. 손과 손목도 움직이다 보면 작은 손상들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하루만 쉬어도 힐링이 가능하다. 그러나 쉬지 않고 사용하다가 손상이 누적되면 통증이 심해지고 병이 된다. ‘ 마우스증후군’에 ‘스마트폰 증후군’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손이 자주 저려요”, “어깨가 뭉쳐요” 라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 목 디스크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반복적인 근육긴장으로 어깨근육이 뭉치고 손목 부위 신경이 지나가는 곳에 염증이 생기는 ‘수근관 증후군’이다.
만약 엄지 손가락이 아프면서 손 저림 현상이 나타난다면 수근관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손으로 가는 힘줄과 신경·혈관이 손목의 좁은 부분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압박을 받아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주로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고 감각이둔해진다. 손이 붓는 느낌과 손가락이 뻣뻣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전에는 주부들을 괴롭히던 병이었지만 지금은 엄지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자주 눌러대는 직장인과 청소년들까지 괴롭히는 병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 일상생활에 큰 부담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신경이 계속 눌리다 보면 물건을 잡아도 감촉을 못 느끼고 물건을 쥐다가 떨어뜨리기도 한다. 엄지손가락 힘이 약해지면서 손가락 기능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진다. 손저림과 손목 통증만 있다면 보조기나 물리치료·주사치료로 가능하다. 그러나 신경 눌림이 심해 손바닥 근육 위축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모든 병이 그렇듯 수근관 증후군 역시 예방이 중요하다. 우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손목을 구부린 상태로 오랜 시간 있지 말아야 한다. 항상 손목에 각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쓰고 스마트폰을 잡을 때는 의도적으로 가볍게 잡은 후 엄지뿐 아니라 검지 등 다른 손가락도 의식적으로 번갈아 가면서 쓰는 것이 좋다. 책상 위에 놓거나 팔 보조대, 팔목 패드 등을 쓰면 손목 부담이 줄어든다.
스트레칭도 필요하다. 손가락이 뻐근할 때는 주먹을 꽉 쥐었다 5초 동안 서서히 푸는 동작을 반복하고 손목을 큰 원을 그리듯 천천히 바깥 쪽으로 돌려주고 반대로 안쪽으로 번갈아 돌려준다. 그 다음에는 팔을 앞으로 쭉 편 다음 손가락을 천장 쪽으로 향하고 5초 동안 펼치고 있는 것을 다섯 번 반복한 후 손가락이 바닥으로 향하도록 손목을 구부린다.
가장 좋은 것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그 다음 좋은 것은 저리고 뻐근할 때 ‘힐링타임’을 주는 것이다.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11&aid=0002257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