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18) 잘못된 호흡, 목-어깨 통증 부른다
얕고 짧은 호흡 반복하면
목·어깨 근육 긴장해 뭉쳐
배로 숨쉬는 습관 익혀야
“무슨 운동 하세요”라고 물으면 “숨쉬기 운동만 합니다”라고 답하는 경우가 있다. ‘딱히 운동을 안 한다’는뜻이지만 동시에 ‘숨쉬기 운동, 호흡 운동의 중요성을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공기의 존재나 소중함을 잊고 산다. 호흡도 마찬가지다. 무의식적으로 숨을 쉬지만 호흡은 공기만큼이나 우리 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은 평생 숨을 쉰다. 숨을 멈추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렇다면 살면서 몇 번이나 호흡을 할까. 1분에 12~15회의 호흡을 한다고 하면 하루 2만회 안팎이다. 1년이면 730만회, 80세까지만 살아도 5억8,400만회다. 엄청나게 많은 횟수다.
만약 잘못된 호흡으로 숨을 쉴 때마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거나 산소 공급을 제대로 못한다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이 간다.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깨가 들썩이면서 씩씩거리는 호흡을 한다. 이처럼 얕고 짧은 호흡을 반복하면 어깨와 목 근육에 과도한 긴장감을 준다. 이런 호흡이 반복되면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주위 근육이 뭉치면서 만성통증으로 이어진다.
호흡을 하는 폐는 해부학적으로 혼자서 팽창할 수 없다. 숨을 들이 마시려면 흉곽을 싸고 있는 근육과 횡격막에 의해 폐가 늘어나야 한다. 숨을 들이마실 때 정상적으로 관계되는 근육은 횡격막과 갈비뼈 사이 근육, 복근이다. 그러나 호흡이 거칠어지면 목과 어깨 주위 근육까지 호흡 보조근육으로 사용된다. 편안한 호흡에는 전혀 필요 없는 보조근이 사용되면서 잔뜩 긴장하게 된다.
잘못된 숨쉬기의 대표적 형태가 ‘흉식호흡’이다.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복부가 아닌 가슴을 팽창시키는 것으로 호흡 보조근인 목 주위 근육이 많이 쓰여 불필요한 긴장감을 부른다. 한마디로 숨을 쉴 때마다 근육이 뭉치는 것과 같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무리 스트레칭을 하고 치료를 받는다 해도 근육은 부드러워지기 않고 통증은 지속적으로 반복된다.
목과 어깨 근육을 긴장시키지않는 방법이 횡격막을 사용한 복식호흡이다. 스트레스 치료를 위해 정신과 쪽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숨을 코로 들이마시면서 배를 볼록하게 하면 교감신경의 흥분도가 낮아져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폐활량도 더 커져 산소 공급에도 유리하다. 호흡에 꼭 필요한 횡격막은 허리뼈에도 붙어 있어 호흡을 잘못하면 허리에도 통증이 생긴다.
호흡은 무의식적으로 하기 때문에 몸에 익히는 것이 꼭 필요하다. 복식호흡은 입이나 코가 아니라 배의 깊은 곳으로 호흡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쭉 빨아들인 숨이 배까지 이르게 한다는 느낌으로 호흡하면 된다. 의식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무의식적으로 올바른 호흡, 목의 긴장을 낮추는 호흡이 가능하다.
‘그릇된 호흡 수련으로 모든 병이 발생하고, 바른 호흡 수련으로모든 병을 뿌리 뽑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만성 어깨 통증, 목 통증 예방을 위해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바른 호흡을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11&aid=0002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