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무릎 통증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무릎 통증이 생기면 대부분은 나이와 함께 오는 퇴행성 관절염을 걱정한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 중에도 무릎 통증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계단을 내려갈 때 시큰거리고, 바닥에 앉았다 일어날 때 ‘두둑’거리는 통증을 호소한다. 앉아 있을 때도 무릎 앞쪽의 뻐근한 통증을 느낀다.
그렇다면 젊은 나이에 왜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아플까?
우선 무릎 관절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무릎 관절은 흔히 알고 있는 허벅지 뼈(대퇴골)과 아랫다리 뼈가 만나는 부위인 관절과 허벅지 뼈와 무릎 앞 동그란 뼈인 슬개골이 만나는 부위인 두 부위가 있다. 슬개골은 무릎의 앞쪽에 위치해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무릎을 보호한다. 슬개골 안쪽 면은 연골로 되어 있는데, 이 연골이 손상되거나 약해지면 ‘무릎연골 연화증’이라고 부른다. 주로 청장년층, 특히 여성에서 많이 생긴다. 가장 흔한 증상은 무릎 앞쪽이 뻐근하게 아픈 것이다.
무릎은 어떤 충격이 가해지면 무릎뼈를 덮고 있는 연골 안에서 기포가 생겼다 터지면서 표면이 갈라져 거칠거나 말랑하게 변한다. 이때 무릎 관절 앞부분에서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장시간 앉았다 일어나거나, 무릎을 꿇고 앉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심하고 소리도 난다.
연골은 한 번 넘어졌다거나 부딪쳤다고 약해지지 않는다. 잘못된 걸음걸이나 휜 다리 모양 때문에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서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골반 모양과 다리뼈의 배열이 어긋나 있는 휜 다리나 평발, 납작한 엉덩이, 양 옆으로 불룩한 허벅지 등이 무릎에 과한 충격을 줘 연골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다.
무릎연골 연화증은 ‘극장 증후군’이라고도 부르는데, 극장이나 비행기처럼 좁은 공간에 앉으면 무릎 통증이 커지고 무릎을 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경우 무릎을 펴주면 무릎 통증이 줄어든다.
무릎연골 연화증 진단은 슬개골의 정렬 상태를 측정하거나, 무릎 관절 방사선 검사, 보행검사, 초음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평소에 무릎을 X자로 교차시켜서 걷거나, 골반은 넓고 무릎 사이는 붙어 있거나, O자형 휜 다리, 무릎을 50~60도 정도 굽힌 상태에서 무릎 앞쪽이 바깥쪽으로 많이 밀려나 있다면 무릎관절이 약하기가 쉽다.
무릎연골 연화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연골만큼 허벅지 근육이 중요하다. 허벅지 근육이 약하거나 부족하면 관절에 무리를 준다. 또 다리 근육 운동량이 부족해도 관절 연골로의 영양 공급이 중단돼 연골연화증이 생긴다.
무릎을 튼튼하게 하는 방법을 크게 세 가지만 꼽는다면,
첫째는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 운동,
둘째는 관절을 부드럽게 하는 스트레칭,
셋째는 걷기 운동이다.
우선 근력 운동은 근육과 무릎관절의 인대, 관절낭, 연골을 강화 시킨다. 조직들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면서 무릎 통증도 줄여준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무릎 근력 강화 운동 중, 사무실에서 짬짬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 한 손으로 의자를 잡아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지탱한다. 강화하고자 하는 다리의 반대쪽 다리를 뒤로 서서히 뺀다. 앞 쪽 다리의 허벅지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무리가 가지 않는 만큼씩 다리를 뒤로 빼면서 5초 정도씩 같은 자세를 유지한다. 뒤로 빼는 다리로는 체중을 실지 않도록 주의하고 엉덩이가 뒤로 돌아가지 않도록 한다.
모든 병이 그렇듯 무릎 통증도 평소에 무리한 자세를 피하고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완치 가능하다. 그런데 다친 후 통증이 생겼거나 체중을 싣지 않았는데도 아프다면, 그리고 무릎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든 후 통증이 오거나 무릎 뼈가 눈에 띌 정도로 튀어나왔을 때, 또는 무릎이 퉁퉁 부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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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스트레칭은 관절낭, 인대, 근육 등을 자극해 관절을 부드럽게 해 준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일단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배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다. 그리고 한쪽 다리를 아프지 않은 선에서 구부릴 수 있는 만큼 구부린 후 5초 정도 있다 펴면 된다. 한쪽 다리가 끝나면 다른 쪽 다리를 똑같은 방식으로 하면 된다.
무리하지 말고, 20회 1세트를 기본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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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걷는 것이다.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 일상생활에서 별다른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면 무릎에 무게를 가하는 걷기 요법을 조금씩 시작하면 좋다. 걷기는 1주일에 2회 이상, 처음에는 쉬지 말고 20분에서 40분 정도 걸으면 된다. 걷는 장소는 평지로 하고, 1주일에 하루는 반드시 쉬면 좋다.
걸으면서 무릎에 무게를 가하면 무릎주위의 뼈도 건강해진다. 또 무릎연골과 근육, 인대, 관절낭 등도 유연하면서 강해지고, 신진대사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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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에 통증이 있다면 앉을 때나 일어날 때도 자세가 중요하다. 갑자기 일어나면 무릎에 더 무리가 갈 수 있다. 일어서거나 앉을 때 두 팔을 무릎 위에 올려 지지해 주면서 일어서거나 앉으며 무릎에 부담이 줄어든다.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티아이피 클리닉 원장 tipclin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