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일할 때나 앉아 있을 때, 똑바로 허리를 편 불편한 자세보다는 힘을 빼고 있는 구부정한 편한 자세를 택한다. 그렇게 앉는 습관이 몸에 베어 버리면 몸의 여러 근육들이 구부정한 상태로 굳어버린다.
그러면 여러 통증들이 하나씩 찾아온다. 그 중 하나가 ‘둥근 어깨 증후군’, 일명 안으로 말린 어깨, 라운드 숄더다.
안으로 말린 둥근 어깨는 팔로 가는 신경과 혈관이 눌려서 손과 팔을 저리게 할 수 있다. 또한, 만성적인 어깨 결림과 근육 뭉침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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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어깨가 자주 뻐근하게 뭉치다가 팔까지 저려 병원을 찾는 환자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목 디스크가 아니냐”는 말부터 한다.
팔저림 증상이 심해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는데 “디스크는 심하지 않다”는 말을 들어도 안심을 못 한다. 계속 저리기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물리치료와 스트레칭, 적당히 운동하면 된다”는 말에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는 손저림의 원인이 왜 발생했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이 저린 느낌은 신경이 눌려 발생한다. 신경은 전기가 흐르는 전선과 비슷해서 어디든 눌리면 흐름이 끊어진다. 팔로 가는 신경은 목에서 나와 쇄골과 근육들 사이를 지나면서 팔의 운동과 감각을 담당한다. 목 부분이든, 쇄골 밑 부분이든 어디든 신경이 눌리면 팔이 저리다는 느낌이 든다.
목 디스크가 아니어도 팔과 손이 저리는 이유다.
‘둥근 어깨’의 경우, 목과 가슴 앞 쪽에서 신경, 혈관이 눌릴 수 있어, 팔과 손이 저린다. 팔에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저리고 쑤셔 주무르게 되고 누우면 팔저림이 심해져 저절로 ‘만세’를 부르면서 자게 된다. 유방암을 의심할 정도로 가슴통증이 생기거나 협심증이라고 할 만큼 가슴이 뻐근하고 결릴 수 있다. 드물게는 혈관까지 눌려 손과 팔이 차고 약해지기도 한다.
신경이 눌리기 쉬운 부위는 쇄골 뒤쪽에 있는 사각근이라는 근육 부위와 어깨를 안으로 말리게 하는 가슴 근육 부위이다. 저린 쪽으로 머리를 돌린 후 턱을 쇄골 쪽으로 끌어당겨 저린 증상이 심해지거나, 만세를 부른 자세에서 손을 ‘잼잼’하는 동작을 했을 때, 손이 저리면 의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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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자세를 고치고, 가슴 근육과 목 주위 근육의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는 것이다. 손을 위로 올리는 운동이나 잠잘 때 만세를 부르는 것은 피하고 무거운 가방을 메는 것도 좋지 않다.
스트레칭은 통증이 있는 반대편으로 머리를 기울고 머리를 조금씩 회전시키면서 목의 앞쪽과 옆쪽 근육이 늘어나게 하면 된다. 무리하지 말고 통증이 심해지면 바로 중지한다. 손가락으로 목 옆쪽 근육 가운데 통증이 심한 곳을 가볍게 마사지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