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서울경제](10) 구부정한 자세가 소화불량 만든다.


목이나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분에게 “소화는 잘 되세요?” 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아니라고 답한다. 이분들 중 만성위염, 궤양 등 질병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게는 “내시경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며 기능성 소화 불량이나 신경성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위눌려 헛배 부르고 속쓰림 일으켜... 계속될 땐 만성위염·위하수증 위험


이처럼 목·어깨 통증과 만성 소화불량인 사람들을 살펴보면 자세가 구부정한 경우가 많다.


요즘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목을 쭉 늘려 앞으로 숙인 채로 휴대폰을 들여다 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습관적으로 목을 쭉 빼고 구부정한 자세를 계속하면 구부정한 등과 안쪽으로 말린 어깨, 가슴을 웅크린 자세가 된다. 그러면 명치라고 불리는 오목가슴 부위가 압박을 받고 좀 앉아 있다 보면 이 부위가 접혀 가슴 아래에 굵은 주름이 잡힌다. 소화를 담당하는 위 부위가 꾹 눌리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분들은 식사 후 헛배가 부르고 소화가 잘 안 되며 속 쓰림이나 신트림이 반복된다. 구부정한 불량자세가 위가 차지해야 할 공간을 좁힌 것이다. 위의 혈액순환도 잘 안 되고 위장운동도 방해 받는다. 또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부위를 비정상적으로 누워 있는 모양새로 만들어 위장에서 음식물이 빠져나가기 힘들어진다.
 

결국 속이 더부룩하고 식도 쪽으로 거꾸로 역류가 잘 일어나 만성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기능성 위장장애가 온다. 구부정한 자세는 마치 가슴부위를 벨트로 꼭 묶어놓고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셈이다. 위가 제대로 운동하지 못하면 아래로 쳐져 ‘위하수증’ 까지 일으킬 수 있다.
 

구부정한 등뼈(흉추)가 좌우로 비뚤어지기까지 하면 등 통증, 결림 뿐만 아니라 등뼈 주위에 위치한 자율신경절 부위의 원활한 신경 흐름을 방해해 소화나 호흡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흉추 5~7번 신경은 위장으로 연결돼 있어 흉추 부위가 틀어져 있으면 위의 활동을 만성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소화가 안 될 때 척추 주위를 꾹꾹 지압해 주거나 쳐주면 답답함이 좀 가라앉는 것이다. 만약 검사에서별 이상이 없는데 만성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자신의 자세를 한번 살펴봐야 한다.
 

불량 자세로 소화가 안 된다면 짓눌린 가슴과 구부정한 등을 쭉 펴는 스트레칭이 큰 도움이 된다. 우선 양손을 등뒤로 돌려 깎지를 낀 후 가슴을 위로 들어올린다. 그 다음 깎지 낀 채로 양팔을 가능한 위로 많이
올려 자세를 똑바로 유지하고 10초를 세보자. 등이 뻐근하면서 가슴이 쭉 펴진다. 이때 턱은 당기고
가슴은 펴고 배는 집어 넣고 허리는 세우자. 

 

또 위장 운동을 위해 식사 후 20~30분 정도 쉬고 난 뒤 가벼운 산책을 해보자. 배에 원을 그리듯 가볍게 마사지 하면서 걸으면 더 좋다. 잠자기 전에도 등 뒤에 쿠션이나 짐볼 등을 끼고, 기지개를 켜듯 스트레칭을 해주면 더부룩한 속과 속쓰림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다.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

 

출처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11&aid=0002233355